책소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이다.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랐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도 책머리에 육필로 적었다. 육필시집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했다. 시를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시집은 시인의 육필 이외에는 그 어떤 장식도 없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있기에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었다.
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고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이성부 시인의 유필을 만날 수 있다. 살아생전 시인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00자평
원시성의 미학과 토속적인 생명력, 종교적인 긍정을 간결한 언어로 노래한 김형영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무엇을 보려고>를 비롯한 47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지은이
김형영
1944/ 전북 부안에서 출생
1966/ ≪문학춘추≫ 신인상에 당선
1967/ 문공부 신인예술상 수상
1969/ 시 동인지 ≪칠 년대≫ 발간. [동인: 강은교, 김형영, 박건한, 석지현, 윤후명(상규), 임정남, 정희성]
1973/ 시집 ≪침묵의 무늬≫(샘터사) 간행
1979/ 시집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문학과지성사) 간행
1981/ 성서 예화집 ≪내가 찾은 숲 속의 작은 길≫(샘터사) 간행
1986/ ≪한국전래동요선≫(샘터사) 엮음
1987/ 시집 ≪다른 하늘이 열릴 때≫(문학과지성사) 간행
1988/ 현대문학상 수상
1992/ 시집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문학과지성사) 간행
1993/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97/ 시집 ≪새벽달처럼≫(문학과지성사) 간행. 서라벌문학상 수상
2000/ 시집 ≪홀로 울게 하소서≫(열림원) 간행
2001/ 시집 ≪침묵의 무늬≫(문학동네) 재출간
2004/ 시집 ≪낮은 수평선≫(문학과지성사) 간행
2005/ 가톨릭문학상 수상. 시선집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문학과지성사) 간행
2009/ 시집 ≪나무 안에서≫(문학과지성사) 간행. 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수상
차례
시인의 말 5
서시 8
귀면(鬼面) 12
네 개의 부르짖음 14
개구리 22
모기 24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28
나는 네 곁에 있고 싶구나 32
저승길을 갈 때는 36
지는 달 40
이 몸 바람 되어 44
나그네·2 46
겨울 풍경 48
따뜻한 봄날 50
엉겅퀴꽃 54
나이 40에 56
귓속말 60
상리·1 62
차 한 잔 64
통회 시편·6 68
내가 드는 마지막 잔을 72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74
모래밭에서 76
일기 80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82
무엇을 보려고 84
압록강 88
새벽달처럼 90
하늘과 땅 사이에 92
이제 한 번 더 96
독백 100
네가 켜는 촛불은 102
엠마오로 가는 길에 104
저녁연기 106
가라지 108
수호천사 110
노루귀꽃 112
가을 하늘 114
수평선·1 116
올해의 목련꽃 118
촛불 하나 120
봄, 일어서다 122
고해(告解) 126
밤눈 128
거울 앞에서·2 132
수평선·3 134
“너!” 136
행복합니다 138
시인 연보 143
책속으로
무엇을 보려고
무엇을 보려고 그대
들에 나갔더냐
바람이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이더냐
사람에 시달리고 문명에 시달린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하늘이더냐 하늘에
못 박힌 어느 별이더냐
집을 버리고
생각을 버리고
그대 무엇을 보려고
들에 나갔더냐
아니면 그대
그대여, 무엇이 이 어두운 밤
길도 없는 길로
그대 발길을 인도하였더냐